매일 약을 챙겨 먹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치료의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출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거나 생활 패턴이 자주 바뀌면 복용 시간을 놓치기 쉽고, 약을 먹은 뒤 불편한 증상을 경험했다면 복약을 미루게 될 수도 있습니다.
증상이 한동안 안정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전보다 약의 필요성을 덜 느끼면서 복용 횟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거나,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치료 계획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복약이 반복해서 끊기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검토할 때도 단순히 약을 자주 잊는다는 사실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복약 문제를 살펴보기 전에 양극성 장애에서 나타나는 기분 변화가 일반적인 감정 기복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면 감정 기복이 심하면 조울증일까? 기분 변화와 양극성 장애를 구분하는 기준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조울증 약을 자주 빠뜨리는 이유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복약 지속의 어려움은 의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생활 패턴, 약물 이상반응, 치료에 대한 생각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근 시간이나 교대근무처럼 생활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정해진 복용 시간을 놓치기 쉽습니다. 복용 후 불편한 증상이 있었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해야 하는 상황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태가 안정된 뒤에는 더 이상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약을 자주 빠뜨린다는 결과만 보고 바로 약제나 투여 방식을 바꾸기보다 언제부터 복약이 어려워졌는지, 특정 약이나 복용 시간과 관련이 있는지, 생활 속에서 반복되는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약을 복용하기 어렵다면 어떤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복약이 불규칙하다고 해서 곧바로 주사제로 변경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복용 시간이나 횟수를 조정할 수 있는지, 일정한 알림이나 복약 기록이 도움이 되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경구약을 복용하는 과정 자체가 장기간 치료를 이어가는 데 반복적인 어려움이 된다면, 환자의 진단과 과거 치료 반응에 따라 다른 약물 제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도 이런 선택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한 번 투여한 약물이 일정 기간에 걸쳐 방출되도록 만든 제형입니다. 매일 약을 챙겨 먹어야 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구약과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투여 간격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치료 효과가 더 좋거나 이상반응이 더 적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약물 선택에서는 이전 치료 반응과 내약성, 반복된 삽화의 특성,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웠던 이유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아리피프라졸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유지치료 활용
아리피프라졸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양극성 I형 장애의 유지치료에서 연구된 제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CANMAT·ISBD 가이드라인에서는 양극성 I형 장애의 유지치료 선택지 가운데 아리피프라졸을 다루고 있으며, 월 1회 장기지속형 아리피프라졸 제제도 유지치료 옵션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 가이드라인의 권고 범위이므로 국내 제품별 허가사항과는 구분해 확인해야 합니다.
미국 FDA 허가정보에서도 월 1회 투여하는 아리피프라졸 장기지속형 제제인 ABILIFY MAINTENA는 성인 양극성 I형 장애의 유지 단독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돼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허가 기준이므로 국내 적응증과 동일하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주사제로 바꾸면 매일 먹는 약을 모두 중단할 수 있을까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시작한다고 해서 모든 경구약을 바로 중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제마다 치료를 시작하는 방법과 경구약 병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부 아리피프라졸 장기지속형 제제는 투여 전에 경구 아리피프라졸의 내약성을 확인하거나, 초기 단계에서 일정 기간 경구 항정신병약을 함께 사용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기분조절제나 약물이 필요한지는 전체 치료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사용한다는 것이 곧 모든 경구 치료를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도 이상반응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장기지속형 제제 역시 약물이기 때문에 효과와 함께 이상반응을 고려해야 합니다. 주사 횟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약물과 관련된 이상반응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FDA 아리피프라졸 장기지속형 제제 허가정보에는 체중 증가, 정좌불능, 주사부위 통증, 진정 등의 이상반응 정보가 제시돼 있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존 약물 반응에 따라 확인해야 할 내용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리피프라졸이 일부 다른 항정신병약보다 체중 증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이를 체중이나 대사 문제가 생기지 않는 약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약물 선택에서는 예상되는 이점뿐 아니라 개인별 내약성과 이상반응 가능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선택에서 중요한 기준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투여 간격의 편의성만으로 선택하는 치료가 아닙니다. 과거 치료 반응과 내약성, 현재 복약 방식에서 반복되는 어려움, 양극성 장애의 유형과 전체 치료 계획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경구약을 안정적으로 복용하고 있고 현재 치료에서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반드시 변경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복약 누락이 반복되면서 치료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다른 투여 방식이 적합한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양극성 장애의 재발 관리와 복약 유지,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역할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면 조울증은 어떻게 재발을 관리할까? 복약 유지와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역할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국내 「한국형 양극성 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 2022: 유지치료」에서도 하나의 약물이나 제형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보다 기분조절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 병용 전략 등을 환자의 상태와 치료 경과에 따라 선택하도록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경구약과 주사제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우수한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를 확인하고, 그 문제를 줄일 수 있는 치료 방식인지 판단하는 과정이 양극성 장애의 장기 치료에서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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