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후각소실은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하거나 후각 기능이 사실상 소실된 상태를 말합니다. 영어로는 anosmia라고 하며, 냄새를 정상보다 약하게 느끼는 후각감퇴와 구분됩니다. 후각소실은 코막힘처럼 냄새가 후각세포에 도달하지 못하는 문제부터 후각세포·후각신경 또는 뇌의 후각 경로 이상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후각이 완전히 상실된 경우를 후각소실, 정상보다 감소한 경우를 후각감퇴로 구분합니다. 실제로는 환자가 냄새를 거의 맡지 못하는 상태를 후각소실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정도는 후각기능검사를 통해 평가할 수 있습니다.
후각감퇴와의 차이
후각소실은 후각 기능이 소실된 상태이고 후각감퇴는 냄새를 맡는 능력이 정상보다 감소한 상태입니다. 두 상태 모두 양적인 후각장애에 포함되지만 남아 있는 후각 기능의 정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냄새를 다른 냄새로 느끼는 착후각이나 냄새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냄새를 느끼는 환후각은 질적인 후각장애입니다. 한 환자에서 후각소실이나 감퇴가 회복되는 과정에 착후각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전도성 원인
전도성 후각장애는 냄새 입자가 비강 상부의 후각 부위까지 제대로 도달하지 못해 발생합니다. 비염이나 급·만성 비부비동염, 비용종, 비강 내부의 구조 이상과 종물 등이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이 경우 후각세포 자체가 손상되지 않았다면 원인이 되는 코 질환을 치료하면서 후각 기능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비부비동 질환이 오래 지속됐거나 다른 후각신경 손상이 함께 있다면 원인을 치료해도 후각소실이 남을 수 있습니다.
감각신경성 원인
감각신경성 후각장애는 후각세포나 후각신경, 중추신경계의 후각 경로가 손상되면서 발생합니다.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 후 후각장애와 두경부 외상에 의한 후각신경 손상이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노화에 따라 후각 기능이 감소할 수 있고, 드물게 후각신경 주변 종양이나 전두엽 손상 등에서도 후각소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신경퇴행성 질환에서도 후각장애가 동반될 수 있지만 후각소실만으로 특정 신경계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감염 후 후각소실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을 앓은 뒤 후각 기능이 크게 감소하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염으로 인한 코막힘이 호전된 이후에도 냄새를 맡지 못한다면 후각세포나 신경계 기능 변화가 관련됐는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감염 후 후각장애의 회복 정도와 기간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일부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회복되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거나 회복 과정에서 착후각 같은 질적 후각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진단
후각소실을 평가할 때는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갑작스럽게 발생했는지 여부, 감염이나 두부 외상, 코 질환과 수술 병력 등을 확인합니다. 한쪽 또는 양쪽 후각에 차이가 있는지와 다른 신경학적 증상의 동반 여부도 살펴봅니다.
비강 내시경검사를 통해 비염, 비부비동염, 비용종이나 종물 같은 원인을 확인하고 후각기능검사를 통해 냄새를 감지하고 구별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외상이나 종물 등 구조적·신경학적 원인이 의심되면 CT 또는 MRI 같은 영상검사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치료
후각소실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비용종이나 비부비동염 등 전도성 장애가 원인이라면 약물 또는 필요한 경우 수술을 통해 비강과 부비동 질환을 치료하면서 후각 기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후각세포나 신경이 손상된 감각신경성 후각장애는 치료와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감기나 외상 등에 따른 감각신경성 후각장애에서 일부 약물치료가 사용될 수 있으나 효과가 확실하지 않을 수 있으며, 후각 재활치료 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후각 재활
후각 재활은 일정한 종류의 냄새를 규칙적으로 맡으면서 남아 있는 후각 기능의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감염 후 발생한 후각장애 등 일부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회복을 보장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치료 여부와 방법은 후각소실의 원인과 지속 기간,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보충제나 약물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보다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생활의 안전
후각소실이 있으면 연기나 가스, 음식 부패와 같은 위험 신호를 냄새로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후각소실 환자에서 상한 음식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탄 냄새를 감지하지 못해 식중독과 화재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연기감지기와 가스감지기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음식의 유통기한과 보관 상태를 냄새에만 의존하지 않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의 풍미가 떨어져 식욕이나 섭취량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영양 상태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료가 필요한 경우
후각이 갑자기 사라졌거나 코막힘이 호전된 이후에도 후각소실이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원인을 평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한쪽 코의 지속적인 막힘이나 코피, 최근 두부 외상 등이 동반된다면 구조적인 원인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후각소실과 함께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말하기 어려움, 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 의식 변화 등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신속한 의료 평가가 필요합니다. 후각소실은 하나의 증상이므로 발생 원인과 동반 증상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