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착후각은 실제 냄새 자극이 존재하지만 그 냄새를 본래와 다르게 인식하는 후각 이상입니다. 영어로는 parosmia라고 하며, 평소 익숙했던 음식이나 커피·향수 등의 냄새가 갑자기 탄 냄새, 썩은 냄새, 화학약품 냄새처럼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착후각은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하는 후각소실이나 냄새가 약하게 느껴지는 후각감퇴와 구분되는 질적 후각장애입니다.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 후 후각 기능이 회복되는 과정이나 후각신경계 손상 등과 연관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후각과의 차이
착후각과 환후각은 모두 냄새를 정상과 다르게 느끼는 질적 후각장애이지만 발생 방식이 다릅니다. 착후각은 실제 냄새가 존재할 때 그 냄새를 다른 냄새로 왜곡해서 느끼는 현상입니다.
반면 환후각은 주변에 냄새를 발생시키는 물질이 없는데도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상태입니다. 실제 커피 냄새를 맡았을 때 탄 고무 냄새처럼 느껴진다면 착후각에 해당할 수 있고, 아무런 냄새가 없는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탄 냄새를 느낀다면 환후각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후각이 인식되는 과정
냄새를 구성하는 화학물질은 비강 상부의 후각수용체를 자극하고, 이 정보는 후각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 하나의 냄새로 인식됩니다. 이 과정의 어느 부분에서든 기능 변화가 발생하면 후각의 강도나 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후각장애를 냄새가 후각세포까지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는 전도성 장애와 후각신경계 자체가 손상되는 감각신경성 장애 등으로 구분합니다. 착후각은 특히 후각 정보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질적 변화와 관련됩니다.
감염 후 발생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은 후각장애의 대표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급성 감염 과정에서 후각신경세포가 영향을 받으면 감기가 회복된 뒤에도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본래와 다르게 느끼는 증상이 남을 수 있습니다.
후각 기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착후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거의 맡지 못하던 냄새가 다시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특정 냄새가 불쾌하거나 왜곡된 형태로 인식될 수 있으며, 증상의 지속 기간과 회복 정도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다른 원인
착후각을 포함한 후각장애는 비염이나 부비동염, 비용종처럼 냄새가 후각부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는 질환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두부 외상이나 코·두개저 주변 수술로 후각신경이 손상된 경우에도 후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노화, 흡연에 의한 신경 손상과 일부 대사질환도 후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서도 후각장애가 동반될 수 있지만, 착후각이 있다고 해서 이러한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요 증상
착후각에서는 특정 냄새가 반복적으로 본래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핵심 증상입니다. 여러 종류의 음식에서 비슷한 탄 냄새나 부패한 냄새가 난다고 느끼거나, 이전에 좋아하던 음식 냄새를 견디기 어렵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음식의 풍미는 후각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식사가 불쾌해지고 식욕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식사량과 체중, 일상생활과 정서 상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평가가 필요합니다.
진단
착후각을 평가할 때는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선행 감염, 두부 외상, 코 질환 및 수술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어떤 냄새에서 왜곡이 발생하는지와 후각감퇴·후각소실 또는 환후각이 함께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비강 내시경검사를 통해 비염, 부비동염, 비용종이나 종물 같은 구조적·염증성 원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후각 인지검사와 후각 역치검사 등을 이용해 전반적인 후각 기능을 평가하며, 외상이나 종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CT 또는 MRI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치료
착후각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부비동염이나 비용종 등 전도성 후각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는 해당 비부비동 질환을 치료하면서 후각 기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감염이나 외상 후 발생한 감각신경성 후각장애는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치료 효과에도 개인차가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과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감각신경성 후각장애의 치료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후각 재활치료 등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후각 재활과 생활관리
후각 재활은 일정한 종류의 냄새를 규칙적으로 맡으면서 후각 기능의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후각장애의 원인과 경과에 따라 시행 여부를 판단하며 단기간에 정상 후각을 보장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착후각으로 특정 음식 섭취가 어렵다면 상대적으로 불쾌한 냄새가 적은 음식과 조리법을 찾아 영양 섭취가 지나치게 줄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한 음식이나 가스·연기 등의 위험을 냄새에만 의존하지 않고 유통기한과 감지기 등 다른 안전수단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가 필요한 경우
착후각이 감염 이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호전될 수도 있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에서 후각 기능과 비강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머리 외상 이후 발생했거나 한쪽 코의 지속적인 증상, 반복적인 코피나 심한 두통 등 다른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원인을 추가로 확인해야 합니다. 착후각만으로 특정 질환을 단정하기보다 발생 과정과 동반 증상을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