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번아웃 증후군은 주로 작업환경에서 쓰이는 용어로, 장기 피로와 열정 상실, 즉 이인화와 냉소로 대표되는 심리학적 상태를 가리킨다. 짧은 회복 기간 동안 일에 지나치게 많은 노력을 쏟은 결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신경증과 같이 특정한 개인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더 겪기 쉬운 경향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ICD-11에서 이를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부터 유래한 직업 관련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다만 의학 증상이나 정신질환이 아닌 직업 현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회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마슬라흐와 동료들은 번아웃이 단순히 단일하고 일차원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밝혔으며, 일부 유럽 국가의 국립 보건 기구나 일부 보건의는 이를 별도의 질환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다만 번아웃이라는 용어는 우울증상, 즉 우울증과 그 경계가 모호하고 서로 중첩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증상·특징
WHO에 따르면 번아웃의 주요 증상은 에너지 고갈 또는 소진되는 느낌, 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 증가나 직업에 대한 부정적 사고 및 냉소 느낌의 증가, 그리고 직무 효능감의 감소로 요약된다. 이는 흔히 소진, 냉소, 직무능률저하라는 세 가지 표준 증상으로 정리되는데, 이 세 증상은 같은 예방이나 치료 활동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는 특징이 있어 치료를 까다롭게 만든다. 특히 소진은 비교적 쉽게 치료되는 편이지만, 냉소와 능률저하는 치료에 대한 저항이 크며,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원래 능률이 낮았던 사람의 능률을 치료가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원인·치료
번아웃의 발생에는 업무량, 통제, 보상, 공동체, 공정성, 가치관이라는 여섯 가지 직장생활 영역이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업무량 측면에서는 노동자가 직무상의 요구를 충족할 적절한 자원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가치관 측면에서는 조직의 윤리적 가치관이 피고용자의 안녕과 직무 수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지지적인 리더십과 동료 관계,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 경청받는다는 느낌, 업무에 대한 통제력 향상 등도 번아웃 예방에 도움이 되는 요소로 꼽힌다.
예방과 치료는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된다. 1차 예방은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발달하는 것을 애초에 차단하거나, 이미 번아웃이 나타났다면 직장으로부터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직 변화와 노동자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여겨지며, 인지행동치료, 인지재구축, 교훈적 스트레스 경영, 휴식 등이 주로 활용된다. 다만 보건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코크란 리뷰에서는 인지행동치료의 효과가 낮게 나타나 대체 요법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결과도 있었다. 2차 예방은 건강 문제가 완전히 진행되기 전 초기 징후를 보이는 노동자를 돕는 데 목표를 두며, 3차 예방은 이미 중대한 건강 문제를 보이는 노동자를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의학적 치료는 주로 증상을 다루는 대증적 성격을 띠며, 스트레스의 근본 원인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탈진과 수면 부족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업무복귀개입보다 스트레스 감소에 더 낫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밖에 지지 기반 대화, 운동, 마음챙김과 명상, 수면의 질 개선, 업무 중단이나 휴식 등이 유용한 전략으로 제시된다. 스웨덴의 국립건강정보서비스는 스트레스 교육, 라이프스타일 상담, 인지행동치료, 상담가와의 대화, 생리치료, 수면장애나 우울증에 대한 약물치료 등을 회복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번아웃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의 기능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어 항우울제 사용에는 반대하는 입장도 있으며, 계절성 정동 장애 치료와 유사한 광선치료(light therapy)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전반적으로 고품질의 예방·치료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며, 특히 냉소와 직무능률저하에 대한 효과적인 개입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