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한쪽 귀가 꽉 막힌 것처럼 느껴지면 감기나 피로, 귀에 물이 들어간 상황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귀지나 중이염, 이관 기능 변화에서도 비슷한 먹먹함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발성난청은 외이·중이의 소리 전달 문제와 달리 달팽이관이나 청신경과 관련된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입니다. 증상만으로 두 유형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한쪽 청력 변화에서는 귀 안의 상태와 실제 청력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돌발성난청은 일반적인 귀 먹먹함과 어떻게 다를까?
돌발성난청은 한 번에 또는 수일 사이 빠르게 나타나는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입니다. 일반적으로 72시간 이내에 연속된 세 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가 확인되는 기준이 널리 사용됩니다.
대부분 한쪽 귀에서 나타나며 소리가 단순히 작아지는 것뿐 아니라 말이 흐릿하거나 왜곡돼 들릴 수 있습니다. 귀가 꽉 찬 듯한 이충만감이나 이명,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귀지가 외이도를 막거나 고막과 중이에 문제가 생겨 소리가 내이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태는 전음성 청력 저하에 해당합니다. 두 경우 모두 처음에는 ‘귀가 먹먹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피로나 일시적인 압력 변화라고 단정하기보다 실제 청력 저하가 있는지 구분해야 합니다.
여기서 72시간은 치료가 가능한 시간이 72시간으로 끝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청력 저하가 얼마나 급격하게 발생했는지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시간 기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경검사로 전음성 원인을 먼저 확인한다
이경검사에서는 외이도와 고막을 직접 살펴 귀 먹먹함을 만들 수 있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귀지가 외이도를 막고 있거나 중이에 액체가 차 있는 경우처럼 소리가 전달되는 과정의 문제를 먼저 구분하기 위한 단계입니다.
미국 국립청각·의사소통장애연구소(NIDCD)는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나타났을 때 귀지나 중이의 액체처럼 전음성 난청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배제한 뒤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 여부를 평가하도록 설명합니다. 미국이비인후과학회(AAO-HNS) 진료지침 역시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 환자의 초기 평가에서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을 구별하도록 제시합니다.
감기 이후 귀가 막힌 느낌이 있다고 해서 모두 중이염인 것은 아니며, 반대로 귀 먹먹함이 있다고 모두 돌발성난청인 것도 아닙니다. 외이와 중이에서 뚜렷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실제 청력의 정도와 유형을 측정하는 단계로 이어집니다.
순음청력검사에서는 주파수별 청력 저하를 확인한다
순음청력검사는 낮은 음부터 높은 음까지 여러 주파수의 소리를 들려주고, 각각 어느 정도 크기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지를 측정합니다. 어느 음역대에서 청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일반적으로 72시간 이내에 연속된 세 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가 확인되는 기준을 널리 사용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NIDCD에서도 이러한 기준을 대표적인 판단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다만 실제 평가에서는 이 기준에 정확히 맞지 않더라도 갑작스러운 청력 변화가 의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치 하나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양쪽 귀의 차이, 청력검사 결과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음청력검사로 말소리 구별 능력을 살펴본다
어음청력검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와 별개로 단어나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아듣는지를 확인합니다. 돌발성난청에서는 “소리는 들리는데 말이 선명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어 실제 의사소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데 활용됩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청력검사의 목적을 청력 손실의 유무와 정도뿐 아니라 유형과 병변 부위를 파악하는 과정으로 설명하며, 순음청력검사와 어음청력검사 등을 기본적인 청각검사로 제시합니다.
같은 정도의 순음청력 저하가 있더라도 말소리를 알아듣는 능력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파수별 청력 역치와 함께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게 구별하는지를 확인하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반대쪽 귀와 비교해 갑작스러운 변화 폭을 살펴본다
양쪽 귀의 청력 차이도 돌발성난청 평가에서 함께 살펴보는 정보입니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한쪽 귀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양쪽 귀의 주파수별 청력 결과를 비교하면 비대칭적인 청력 변화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상에서는 전화기를 평소와 반대쪽 귀로 바꿔 들었을 때 소리 크기나 선명도가 확연히 다르다고 느끼면서 처음 변화를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잠에서 깬 뒤 한쪽 귀만 막힌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다만 반대쪽 귀가 항상 정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기존에 양쪽 귀에 청력 저하가 있었거나 이전 청력검사 결과가 있는 경우에는 현재 검사 결과와 과거 상태를 함께 비교해 변화 폭을 살펴봅니다.
필요하면 전정기능검사나 MRI를 추가한다
돌발성난청이 의심된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같은 추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가 검사는 어지럼증이나 다른 신경학적 증상, 양쪽 귀의 청력 상태와 과거 병력을 고려해 필요한 범위를 정합니다.
어지럼증이 함께 있다면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의 기능을 살펴보기 위해 전정기능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쪽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가 확인된 경우에는 청신경 뒤쪽의 다른 원인을 살펴보기 위해 자기공명영상검사 또는 청성뇌간반응검사(ABR)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MRI는 돌발성난청 자체를 확인하는 기본 검사가 아닙니다. 순음청력검사 등을 통해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가 확인된 뒤 다른 원인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하는 검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방향과 시점을 결정한다
초기 청력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실제 감각신경성 난청인지 확인하고 현재 청력 상태를 기준점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AAO-HNS 진료지침은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나타난 경우 청력검사를 가능한 한 빠르게 시행하고 증상 발생 후 14일 이내에는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 여부를 확인하도록 제시합니다. 초기 스테로이드 치료 역시 증상 발생 후 2주 이내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로 설명합니다.
이는 특정 몇 시간이 지나면 회복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의 절대적인 ‘골든타임’을 뜻하지 않습니다. 다만 감기나 귀지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평가를 오래 미루면 초기 청력 상태를 확인하거나 치료 시점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치료는 원인을 뚜렷하게 특정하기 어려운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에서 고려되는 치료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신적으로 투여하거나 고막을 통해 중이강에 약물을 주입하는 고실 내 방식이 활용될 수 있으며, 청력 저하 정도와 발병 시점, 기저질환 등을 함께 살펴 치료 방법을 정합니다.
당뇨병처럼 혈당 조절이 중요한 건강 상태에서는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에 따른 영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압산소치료는 높은 압력 환경에서 산소를 흡입해 혈액에 녹는 산소량을 증가시키는 방식입니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에서는 스테로이드와 병행해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로 제시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따라서 특정 치료법의 효과부터 비교하기보다 먼저 청력검사를 통해 청력 저하의 유형과 정도를 확인하고,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전신 상태를 함께 살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생활 속 청력 변화 체크리스트
다음 내용은 돌발성난청을 스스로 진단하기 위한 기준이 아니라 평소와 다른 청력 변화의 양상을 정리하는 참고 항목입니다.
□ 전화 통화할 때 한쪽 귀만 유난히 불편하다 — 양쪽 귀의 청력 차이가 새롭게 생겼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상대방의 말은 들리지만 단어 구분이 어렵다 — 말소리 분별 능력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한쪽 귀에 물이 찬 듯한 느낌이 갑자기 생겼다 — 이충만감이 다른 청력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 귀 먹먹함과 함께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났다 —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에서도 동반될 수 있는 증상입니다.
□ 같은 소리를 들어도 양쪽 귀에서 크기나 선명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 한쪽 청력 변화가 있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 잠에서 깬 뒤 한쪽 귀의 청력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 돌발성난청은 기상 후 처음 변화를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청력 변화는 귀 먹먹함이라는 느낌만으로 원인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경검사로 외이·중이 문제를 확인하고, 순음청력검사와 어음청력검사로 청력 저하와 말소리 구별 능력을 평가한 뒤 필요한 경우 양쪽 귀 비교, 전정기능검사, MRI 등을 추가해 다른 원인을 살펴봅니다. 증상이 언제 시작됐고 어떤 소리가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는지를 함께 정리하면 현재 청력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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