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가족의 말을 자주 되묻게 되거나 TV 소리를 예전보다 크게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하면 내용을 놓치고, 식당이나 모임처럼 주변 소음이 많은 곳에서는 대화를 따라가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가 계속되면 단순히 귀가 조금 어두워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년기 난청을 청력 문제만으로 보지 않고 인지건강과 함께 살펴봐야 할 요인 중 하나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난청이 생기면 치매가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난청은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해 연구되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이며, 나이와 심혈관 건강, 신체활동, 교육과 사회활동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난청을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청력이 떨어진 뒤 듣기와 대화, 사회생활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필요한 청력 관리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난청과 치매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난청이 있는 고령자에서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발생 위험이 더 높게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돼 왔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난청은 노년기 인지건강과 관련해 살펴볼 수 있는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난청이 있다고 해서 치매가 있다는 의미도 아니고, 난청이 있는 모든 사람이 앞으로 치매를 겪는 것도 아닙니다.
난청과 인지기능 사이의 관계에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나이
- 심혈관 건강 상태
- 신체활동
- 사회적 활동
- 교육과 인지활동
- 우울감과 정서 상태
- 다른 만성질환
따라서 난청 → 치매처럼 하나의 원인과 결과로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는 청력 저하가 청취에 필요한 인지적 부담을 늘리고, 의사소통과 사회활동을 감소시키는 과정 등이 인지건강과 어떤 관련을 가지는지를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잘 듣지 못하면 왜 인지적으로 더 피곤해질까
난청은 단순히 소리가 작게 들리는 문제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말 일부가 정확히 들리지 않으면 놓친 단어를 앞뒤 문맥으로 추측해야 하고, 비슷하게 들리는 말을 구분하기 위해 더 집중해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하는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주변 소음과 구분하고, 들리지 않은 단어를 추측하면서 대화 내용을 계속 따라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즉 같은 대화를 듣더라도 말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에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난청이 있을 때 청취에 더 많은 인지 자원을 사용하면서 기억이나 다른 인지 작업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기전만으로 난청과 치매의 관계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난청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은 청취 부담뿐 아니라 사회활동, 건강 상태 등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대화가 줄어드는 것도 중요한 이유일까
잘 들리지 않으면 대화 자체가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몇 번씩 되물어야 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자꾸 놓치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상황을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를 피하게 된다
- 식당이나 모임처럼 시끄러운 장소가 부담스럽다
- 전화 통화를 줄이게 된다
- 취미나 사회활동 참여가 감소한다
- 대화에서 소외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난청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청력 저하가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들면 사회적 활동이나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줄어들 수 있고, 고립감이나 우울감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사회적 고립과 우울 역시 노년기 인지건강과 관련해 함께 살펴보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난청 관리의 목적은 단순히 소리를 크게 듣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가족과 대화하고,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필요한 정보를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난청을 확인할 때는 무엇을 검사할까
대화가 잘 들리지 않거나 TV 소리를 계속 크게 듣게 된다면 실제 청력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난청 평가에서는 보통 다음과 같은 내용을 살펴봅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청력 저하가 일상적인 의사소통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관리 방법을 정할 수 있습니다.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처럼 난청의 유형도 함께 구분할 수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세부 분류보다 실제 말소리를 얼마나 듣고 이해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보청기는 어떤 경우 활용할까
보청기는 남아 있는 청력을 활용해 말소리 이해와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돕는 방법입니다.
단순히 모든 소리를 크게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청력검사 결과와 말소리 이해 정도를 바탕으로 개인의 청력 상태에 맞게 조절하고,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면서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보청기는 대화와 의사소통의 불편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지만, 난청의 정도와 말소리 이해 상태에 따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범위는 다를 수 있습니다.
보청기로 충분하지 않을 때 인공와우를 고려할 수 있을까
청력 저하가 심한 경우에는 보청기로 소리를 증폭해도 말소리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청력검사와 보청기 사용 상태, 말소리 이해 정도 등을 종합해 인공와우가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는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인공와우는 보청기와 작동 방식이 다릅니다.
보청기는 남아 있는 청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소리를 증폭하는 반면, 인공와우는 손상된 달팽이관의 유모세포 기능을 대신해 전기 자극을 청신경에 전달하도록 돕는 장치입니다.
즉 손상된 유모세포를 다시 되살리는 치료는 아닙니다.
또한 인공와우가 정상적인 청력을 그대로 회복시키는 장치도 아닙니다.
수술 이후 전달되는 새로운 형태의 청각 신호를 뇌가 익히고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인공와우 이후에는 왜 청능재활이 필요할까
인공와우를 사용한다고 수술 직후부터 모든 소리가 이전의 자연스러운 청력처럼 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에 듣던 방식과 다른 전기적 신호가 청신경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새로운 소리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공와우 활성화 이후에는 사용자의 청각 반응에 맞춰 장치를 조정하고 다음과 같은 청능재활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다양한 환경음에 익숙해지기
- 말소리와 주변 소리를 구분하기
- 비슷한 단어를 구별하는 연습
- 문장과 대화 내용을 이해하는 연습
- 실제 생활환경에서 듣기 연습
개인마다 난청이 지속된 기간이나 이전의 청력 상태, 말소리를 경험한 정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 속도와 결과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와우는 장치를 넣는 수술 자체만으로 끝나는 치료라기보다 기기 조정과 반복적인 청능재활을 함께 이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난청을 관리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까
난청과 치매의 연관성이 알려지면서 보청기를 쓰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도 많이 제기됩니다.
현재 근거로는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사용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난청 관리와 인지기능의 관계를 살펴본 ACHIEVE 연구에서는 청력 중재가 일부 집단에서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해 차이를 보인 결과가 보고됐지만, 모든 참가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 결과를 보청기를 사용하면 치매가 예방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난청 관리가 어떤 사람의 인지건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계속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난청을 방치하지 않고 청력을 적절히 평가하며 의사소통을 유지하는 것은 일상생활과 사회적 활동을 이어가는 데 중요합니다.
난청을 적절히 관리하고 의사소통과 사회적 활동을 유지하는 것은 인지건강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난청은 인지건강과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에는 연관성이 관찰되고 있지만 난청이 곧 치매를 의미하거나, 난청이 직접 치매를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잘 들리지 않으면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집중을 사용하게 되고, 대화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과의 교류나 사회활동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난청을 단순히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생기는 변화라고만 생각하기보다 실제 청력 상태와 말소리 이해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력 상태에 따라 보청기를 활용하거나, 보청기로 충분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공와우와 같은 다른 선택지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인공와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수술 이후 장치 조정과 청능재활을 통해 새로운 소리를 익혀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난청 관리가 치매를 완전히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청력 저하를 방치하지 않고 의사소통과 사회적 활동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한 노년기의 인지건강을 관리하는 데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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