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과 헤드폰으로 음악이나 영상을 듣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청력 변화에 신경 쓰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높은 수준의 소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청각기관에 부담이 누적될 수 있고, 총소리나 폭발음처럼 매우 강한 소리는 짧은 노출만으로도 음향외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어폰을 오래 사용한 뒤 서서히 나타나는 소음성 청력 저하와 어느 날 갑자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은 같은 문제로 볼 수 없습니다. 갑자기 귀가 꽉 막힌 것 같거나 한쪽에서만 소리가 멀게 느껴진다면 단순한 피로나 이어폰 사용 때문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청력 저하의 유형을 먼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돌발성 난청의 72시간 기준과 한쪽 귀에서 나타나는 특징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를 말합니다. 임상적으로는 72시간 이내에 연속된 세 개 주파수에서 30데시벨(dB) 이상의 청력 저하가 확인되는 기준이 널리 활용됩니다.
여기서 72시간은 치료 가능 시간이 끝나는 시점을 뜻하지 않습니다. 청력이 얼마나 급격하게 떨어졌는지를 정의할 때 사용하는 시간 기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돌발성 난청은 대부분 한쪽 귀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뒤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을 처음 알아차리거나, 전화기를 반대쪽 귀로 바꿔 들었을 때 양쪽 청력 차이를 느끼기도 합니다.
귀가 꽉 막힌 듯한 이충만감이나 삐 소리,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이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어지럼증도 동반됩니다. 통증이 없더라도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변화 자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이러스·혈류·자가면역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는 이유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한 가지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특별한 원인을 명확하게 찾지 못하는 특발성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이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가능한 기전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내이의 혈류 변화, 면역계 이상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바이러스나 혈액순환 문제가 모든 돌발성 난청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 감염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처럼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며, 드물게는 청신경 주변의 다른 질환과 구분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혈액순환이 나빠서 생겼다’거나 ‘감기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원인을 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에서 항바이러스제나 혈관확장제 같은 약물을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사용하는 방식 역시 권고되지 않습니다. 치료 방향은 청력 상태와 증상 발생 시점, 동반 질환 등을 함께 고려합니다.
감기·중이염과 돌발성 난청이 헷갈리는 이유
귀 먹먹함은 돌발성 난청에서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닙니다. 귀지가 외이도를 막았거나 감기 이후 중이에 액체가 차는 삼출성 중이염, 이관 기능 변화가 생긴 경우에도 귀가 막힌 것처럼 느껴지고 소리가 작게 들릴 수 있습니다.
차이는 청력 저하가 발생한 위치에 있습니다. 외이도나 고막, 중이에서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는 전음성 청력 저하에 해당하고,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기능에 변화가 생긴 경우에는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로 구분합니다.

증상만으로 두 유형을 정확하게 가려내기는 어렵습니다.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있을 때는 귀지나 중이의 액체처럼 전음성 문제를 만드는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고, 순음청력검사를 통해 감각신경성 청력 저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감기에 걸린 뒤 귀가 먹먹하다는 이유만으로 중이염이라고 단정하거나, 반대로 모든 귀 먹먹함을 돌발성 난청으로 생각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청력검사에서는 청력 저하의 정도와 유형을 확인한다
순음청력검사는 여러 주파수의 소리를 들려주면서 각각 어느 정도 크기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지를 측정합니다. 이를 통해 어느 주파수에서 청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음청력검사는 단어나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게 구분하는지 평가합니다. 필요에 따라 고막과 중이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도 함께 진행해 전음성 문제와 감각신경성 문제를 구분합니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이 확인된 뒤에는 증상과 병력에 따라 추가 평가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양쪽 청력 차이가 크거나 다른 원인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MRI나 청성뇌간반응검사(ABR) 등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추가 검사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과 과거 병력, 기본 청력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범위를 정합니다.
‘이러다 낫겠지’ 하고 기다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에서는 초기 평가와 치료 시점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을 특정 몇 시간으로 단정하거나 그 시간을 넘기면 치료할 수 없다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72시간은 돌발성 난청의 급격한 발생 양상을 정의하는 기준이지 치료의 절대적인 마감선은 아닙니다. 다만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를 오래 지켜보다 평가가 늦어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 진료지침에서는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을 확인하기 위한 청력검사를 가능한 한 빠르게 시행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초기 스테로이드 치료도 증상 발생 후 일정 기간 안에 고려할 수 있도록 제시합니다.
따라서 한쪽 귀가 갑자기 잘 들리지 않거나 이명, 귀 먹먹함이 함께 나타난다면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판단하기보다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 정리하고 청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테로이드와 고압산소치료는 어떻게 고려될까
스테로이드 치료는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에서 고려되는 대표적인 치료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경구 등 전신적으로 투여하거나 상황에 따라 고막을 통해 중이강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고실 내 스테로이드 방식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치료 방법은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청력 상태, 기저질환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합니다. 특히 전신 스테로이드는 혈당이나 혈압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고압산소치료는 높은 압력 환경에서 산소를 흡입해 혈액에 녹아 있는 산소량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에서는 단독 치료라기보다 스테로이드와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보조 치료의 선택지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고압산소치료 역시 모든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청력 저하 정도와 증상 발생 시점, 치료에 따른 기대 이점과 부담,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을 함께 살펴 적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어폰 사용과 돌발성 난청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
소음성 청력 손상은 소리의 크기와 노출 시간이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높은 수준의 소음에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이 서서히 손상될 수 있고, 총소리나 폭발음처럼 강한 충격음은 짧은 시간에도 음향외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도 강한 충격음에 노출될 경우 급성 음향외상이 발생할 수 있고, 높은 수준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청력 손실이 서서히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이어폰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갑자기 발생한 한쪽 청력 저하를 소음성 난청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특별한 강한 소음 노출이 없었는데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작스럽게 달라졌다면 이어폰 사용 여부만 보기보다 청력 변화의 시작 시점과 유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작스러운 청력 변화에서 확인해볼 패턴
다음 내용은 돌발성 난청을 스스로 진단하기 위한 기준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청력 변화의 양상을 정리하는 참고 항목입니다.
□ 한쪽 귀의 소리가 갑자기 작게 들린다 — 양쪽 귀의 청력 차이가 새롭게 생겼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전화기를 양쪽 귀에 번갈아 댔을 때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 한쪽 청력 변화가 일상에서 먼저 드러날 수 있습니다.
□ 귀 먹먹함과 이명이 함께 나타났다 —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에서도 동반될 수 있는 증상입니다.
□ 소리가 찌그러지거나 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 단순한 음량 저하 외에 소리 인지 방식이 달라졌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났다 — 청력 변화와 평형감각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잠에서 깬 뒤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달라진 것을 느꼈다 — 기상 후 처음 청력 변화를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력을 보호하는 생활습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할 때는 주변 소음을 덮기 위해 음량을 계속 높이는 습관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소리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청각기관의 부담도 커질 수 있으므로 중간에 귀를 쉬게 하고, 작업장이나 공연장처럼 소음이 큰 곳에서는 상황에 맞는 청력 보호 장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평소의 소음 관리와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에 대한 대응은 구분해야 합니다.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떨어지고 이명이나 먹먹함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히 이어폰 사용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나 저절로 좋아지기를 기다리기보다 발생 시점과 청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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