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우울증은 흔히 치료저항성우울증(Treatment-Resistant Depression, TRD)과 함께 설명되는 표현입니다. 항우울제 조정이나 강화요법을 거치고, Deep TMS나 에스케타민과 같은 다른 치료까지 검토했는데도 우울 증상이 충분히 줄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이제 더 해볼 수 있는 치료가 없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치료에서 반응이 제한적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치료 가능성이 모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음 단계에서는 새로운 치료 하나를 빠르게 추가하기보다 지금까지 어떤 치료를 받았고 어떤 증상이 남아 있는지, 진단이나 동반 질환을 다시 확인할 부분은 없는지를 재평가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여러 치료에 반응이 적다면 진단과 치료 과정을 다시 봅니다
난치성 우울증 치료가 여러 단계로 이어졌다면 먼저 지금까지 시행한 치료가 적절했는지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항우울제를 충분한 용량과 기간 사용했는지,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일찍 중단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Deep TMS나 에스케타민을 시행했다면 계획된 치료가 충분히 진행됐는지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울 증상을 오래 유지시키는 다른 문제가 함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양극성 장애나 불안장애, 수면장애와 같은 다른 정신건강 문제뿐 아니라 음주, 신체질환, 만성 통증 등이 전체 치료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치료가 효과가 없었다고 단순히 묶기보다 어떤 치료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고 현재 어떤 증상이 남아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다음 치료 계획을 세우는 출발점이 됩니다.
다음 단계는 치료를 더하는 것보다 조합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난치성 우울증에서 반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해서 항우울제를 계속 바꾸는 것만이 다음 단계는 아닙니다.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 반응이 제한적인 경우 항우울제의 변경이나 조정, 심리치료 변경, 약물을 추가하는 강화요법 등을 기존 치료 반응에 따라 검토하도록 권고합니다. 여러 약물을 함께 사용하면 부작용 부담도 커질 수 있어 효과와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치료 개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 치료에서 효과가 있었던 부분과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를 기준으로 전체 조합을 다시 설계하는 것입니다.
치료를 중단한 이유가 효과 부족 때문인지, 부작용 때문에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같은 ‘치료 실패’처럼 보여도 이후 접근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CT는 여러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빠른 치료가 필요한 경우 검토됩니다
여러 치료에도 심한 우울 증상이 이어질 때는 전기경련치료(ECT)가 치료 선택지로 논의될 수 있습니다.
ECT는 전신마취와 근육 이완 등 의료적 관리 아래 시행됩니다. 단순히 우울증 치료를 오래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중증도와 긴급성, 기존 치료 반응을 함께 고려합니다.
NICE는 다른 치료가 성공적이지 않았거나 중증 우울증에서 빠른 치료 반응이 필요한 경우 ECT를 고려하도록 권고합니다. VA/DoD 가이드라인에서도 심한 자살 위험이나 정신병적 우울증,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뿐 아니라 여러 적절한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은 중증 주요우울장애에서 ECT를 검토하도록 제시합니다.
따라서 ECT를 단순히 ‘가장 마지막에 받는 강한 치료’라고 이해하기보다 현재 상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득과 부담을 비교해 검토하는 치료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VNS는 제한적인 난치성 우울증에서 검토됩니다
미주신경자극술(VNS)은 수술을 통해 삽입한 장치를 이용해 미주신경에 전기 자극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FDA에서는 여러 적절한 항우울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은 만성 또는 재발성 우울증의 일부 성인에서 보조적 장기치료로 허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VNS는 Deep TMS나 에스케타민 다음에 모든 사람이 순서대로 받는 치료가 아닙니다. 수술 부담과 장기적인 장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문적으로 검토되는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또한 미국 허가 범위를 국내 치료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실제 적용 여부와 국내 허가사항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DBS 역시 난치성 우울증에서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일반적인 표준 치료의 다음 단계로 단순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실제 적용을 논의할 때는 수술 부담과 환자 선택, 근거 수준 등을 별도로 고려해야 합니다.

심리치료는 여러 치료 이후에도 중요한 치료 축입니다
약물이나 뇌 자극 치료를 여러 차례 시행했다고 해서 심리치료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NICE는 약물과 심리치료를 함께 시행했는데도 반응이 제한적인 경우 다른 심리치료로 전환하거나 전체 치료 조합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가적으로 논의하도록 권고합니다.
심리치료에서는 우울 증상을 유지시키는 생각과 행동 패턴뿐 아니라 장기간 치료를 받으면서 생긴 회피 행동과 자기 비난, 관계 스트레스, 일상 기능 저하 등을 함께 다룰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난치성 우울증의 복합 치료는 약물이나 장비를 계속 추가하는 데만 초점을 두기보다 증상과 생활 기능을 함께 회복할 수 있도록 각 치료의 역할을 나눠 구성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치료에도 반응이 적을 때 다시 확인할 항목
다음 항목은 특정 치료를 선택하기 위한 자가진단 기준이 아닙니다. 여러 치료에도 우울 증상이 지속될 때 기존 치료와 현재 상태를 다시 정리하는 데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받은 치료와 각각의 치료 기간을 정리한다
□ 각 치료에서 좋아진 증상과 여전히 남아 있는 증상을 구분한다
□ 효과가 부족했던 치료와 부작용 때문에 중단한 치료를 구분한다
□ 불안·불면·양극성 장애 등 동반 문제를 다시 확인한다
□ 신체질환, 통증, 음주와 수면 문제가 치료 반응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본다
□ 현재 일상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 지금 가장 위험하거나 빠르게 개선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리한다
이렇게 정리하면 단순히 `여러 치료가 모두 실패했다`고 보기보다 어느 부분에서 치료 계획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치료 목표는 증상뿐 아니라 생활 기능과 안전까지 함께 봅니다
난치성 우울증에서는 우울 증상 점수나 기분 변화만으로 전체 치료 경과를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치료 효과를 평가할 때는 증상이 얼마나 줄었는지뿐 아니라 일상 기능이 얼마나 유지되거나 회복됐는지, 치료를 지속할 수 있을 정도로 부작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현재 안전 문제가 없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치료가 여러 단계로 이어진다고 해서 같은 방식의 치료를 계속 추가하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효과가 있었던 부분은 유지하고,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부담이 컸던 부분은 조정하면서 전체 계획을 다시 구성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여러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다음 하나’보다 전체 계획을 다시 봅니다
여러 치료에도 우울 증상이 남아 있다면 새로운 치료 하나를 계속 추가하기보다 지금까지의 치료 반응과 진단, 동반 증상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난치성 우울증의 다음 단계는 정해진 순서대로 더 강한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효과가 있었던 부분과 남아 있는 문제를 구분하고 약물, 심리치료, ECT 등 필요한 접근을 다시 조합해 전체 치료 계획을 재설계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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